曉吟 (새벽에 일어나서)

2009/12/15 11:52




曉吟

晨起坐茅亭  微月當窓白
河漢影淸淺  村雞聲斷續
四顧閴無人
白露夜來秋山
端居不可道 景物日蕭索
踨履獨彷徨  幽懷更寂寞


새벽에 일어나서

새벽에 일어나 초당에 앉아 있자니
그믐달 어리비춰 영창이 허옇구나
은하수 그림자 밝다 못해 보얗고
마을의 닭소리 끊겼다 이어지네
사면을 둘러봐도 인적은 고요하고
줄을 벌인 갈거미 허공에 매달렸다
하얀 이슬 밤새껏 흥건히 내려
가을 산 나무숲 기름에 헹궈낸 듯
묻혀 사는 몸이라 무슨 멋 있을런고
온갖 경치 나날이 을씨년스럽다
신을 끌며 혼자서 서성거리자니
기윽한 이 가슴 오히려 허전하이.

... 김창흡(金昌翕, 1653~1722)의 오언고시 '曉吟'



옹리혜계 五車之書 [책읽기/문화]/문학

  1. ㅎㅎㅎ 너무 오랜만의 포스팅이네요. 잘 지내고 계시죠? ^^

  2. 네, 일이 많이 밀려서 그렇지, 잘 지내고 있습니다. ^^
    하수님도 건강하시지요?

  3. 진짜 오랜만이시네요.
    무슨 걱정에 새벽에 일어나셨을까?
    무탈하시죠?

  4. 새벽에 잘 깹니다. 혹은 종종 새벽까지 깨어있기도 합니다. 크럴럴~
    머걍님, 블로깅 열심히 하시는 모습 보기 참 좋던데요...^^

    즐거운 하루 되시길요~

  5. 오전과 오후의 경계에서 일어나곤 합니다.
    새벽과 오전의 경계에서 잠자리에 눕구요.
    가끔 일찍부터 술을 마신 날엔 자정 무렵 잠이 들곤 하는데 깨는 시간은 대중 없습니다.
    어떤 날은 여명을 보기도 하고, 빗소리인가 새의 날개짓인가를 듣기도 합니다. 세상이 아득하고 몽환적으로 느껴집니다. 담배는 아껴 태웁니다.

    호사스런 여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속초에서 강릉으로, 울진, 포항, 부산을 거쳐 광주와 목포, 인천까지 거쳤습니다. 소주와 소주와 소주를 마시고. 고독과 담요를 덮고. 동해의 낙조와 남해의 스산함과 서해의 일출을 보았습니다. 속초였을 겁니다. 새벽, 잠이 깨 바닷가를 걷습니다. 그믐이 아닌, 만월. 닭소리 아닌, 개 짖는 소리. 가을 산 아닌, 겨울 바다였지만 신을 끌며 새벽의 거리를 나 혼자만 깨어 서성거리니 단어,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희부연하게 떠올라 부유하는 단어.
    단어는 손끝에서 잡힐 듯 잡힐 듯 날아다닙니다. 종내 그 단어는 날아가버렸습니다. 명징한 달빛과 그윽한 단어. 그 새벽, 몹시 서러워 이부자리가 어지러웠습니다.

    어떤 카테고리에 시가 실려 있을까.
    점자판을 읽듯 마우스를 만지작거려봅니다.
    혜계님도 어떤 카테고리에 이 시를 넣을까, 잠시 고민하셨겠지요?
    맹인이 손을 더듬듯, 혜계님의 마음을 더듬으려 하니 아직도 따뜻한 그것이 만져지는 듯. ^^

  6. 하...
    림다님은 여러모로 시샘을 불러오는 분 같습니다.
    여행 얘긴 더더욱 그렇습니다.
    특히나 '소주와 소주를 마시고...'에 눈깔이 가 박힙니다. 크흐~

    아이들하고 크리스마스에 절주하기로 덜컥 약속해버렸습니다.
    (예의 '절'은 '끊다'의 의미입니다. ㅠㅠ)
    딸아이 키가 제 어미의 그것을 훌쩍 넘긴 다음부터 집안에서 눈치 봐야하는 사람이 한 명 더 늘었습니다.
    어찌됐건 기독은 ... 이래저래 초파리에게 가혹한 존재입니다.

    카테고리 얘긴... 뜨끔합니다. 님의 정체가 궁금할 수 밖에 없는 대목입지요... 크럴럴~~ (갑자기 똥이 마려워집니다. -_-)

  7. 옹리혜계님.오랜만에 잘 보고 갑니다."은하수 그림자 밝다 못해 보얗고"라 서울서는 꿈도 꿀 수 없는 풍경이내요.

  8. 정말 그렇지요? 촌놈의 서울살이에서 차암 아쉬운 것 중에 하나입지요.

    동글님, 이번 주 내내 겨울추위가 기승을 부린다네요.
    건강 조심하시길요~ ^^

  9. 우선 저위의 한자나 제대로 알아볼수 있었던 시절이
    되돌아 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완전 무식쟁이가 되여가는 제 모습 참 한심스럽다는...ㅊㅊ
    언제였던지. 대청 마루에 앉아 그믐달 쳐댜보던 시절이....
    ** 옹리혜계님의 두번째 배너 넘 맘에 들어요. 전 아직 마땅한
    이미지를 찾지못해 배너 만들지 못하고 있는데...**
    오랫만에 글 만나 반갑네요!!!

  10. 무식쟁이라뇨? 아닙니다. 저기 쓰인 한자들이 잘 안쓰이는 것들이라서 그런것 뿐일겝니다. 윈도우즈 한자변환기에 없는 것도 있으니까요 ^^

    펨께님...
    건강하시지요?

    늘 즐겁게 블로깅하시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

  11. 요즘들어 부쩍 새벽에 잠을 못이루는 날이 많아요.
    마냥 들뜨고 행복해야할 나이에 뭐가 그렇게 고민인지..

    '신을 끌며 혼자서 서성거리자니
    기윽한 이 가슴 오히려 허전하이'

    이 부분, 정말 너무 좋아요.

  12. 음...
    지난번 포스팅도 그렇고...
    울 조군님, 고민이 많으신가 봅니다.

    음, 아자쒼 어느 쪽인가 하면...
    님 나이대에 고민도 많이 해보는거 갠찮다는 쪽입니다.
    단, 치열하게 고민하되 그 자체에 매몰되지는 마시라는...

    셤은 잘 보셨는지요? 좀 있음 방학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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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댓글 입니다

  14. 아...

    뭐라 건네드릴 말 한마디 찾지 못해 하릴없이 숲속길만 배회하다 돌아왔습니다. 풍경의 울림이 아프기만 한 아침입니다.

  15. 정말 오랜만에 깨어나셨네요. ㅎㅎ 포스팅이 너무 반갑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젠 새벽자이 쉽지 않습니다. 늘 깜깜할때 일어나서 돌아다니지요. 그나저나 저도 한자를 꽤나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글자 투성이네요. 끙!!

  16. 저도 새벽에 잘 깹니다.
    새벽시간은 ... 뭐랄까, '안으로 안으로...' 침잠하기 딱인 ...
    음... 내복님, 건강하시지요?
    한국엔 이번 주 동장군이 제대로 진격해왔답니다. 춥습니다.

    (한자는 잘 안쓰는 것들이 많아서 그럴겝니다. ^^)

  17. 새벽에 깨고 보니 경치는 을씨년스럽고 가슴은 허전하다는 내용이군요~
    한 해를 보내는 옹리혜계님 마음인감요?ㅎㅎ

    기운내세요~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기분도 늘 변하곤 한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에요~ :)

  18. 그런가봅니다.
    초파리의 저공비행, 그 헐떡거림이 스스로 한심해진걸까염? 크럴럴~

    해플님의 '유쾌', 한 줌만 뚝 떼서 적선하실 의향은 없으시온쥐? ^^

  19. 옛다, 유쾌!!
    받아라, 초파리야~~ 음하하핫~

  20. 여억쉬~ 호방한 해플님!!
    복 받으실겝니다. 암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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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댓글 입니다

  22. 메루치 볶음~

    등록해놓을께욤~ ^^

  23. 사진속에 옹리님의 새벽이 연상이 됩니다.

  24. 새벽시간, 참 좋지요?

    이곳간쥔장님, 날씨가 꽤 찹니다.
    감기 조심하시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