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성적, 독서력(讀書力)이 좌우한다

2009/06/01 16:49
                                                                                                
어떤 의미에서든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학벌의 영향력을 쉬이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그에 따라 대학입시 문제는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있어 최대의 관심사로 자리잡은지 오래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팍팍하기 그지없는 한국적 교육풍토를 못마땅히 여기지만 저 역시 중1 자녀를 둔 학부모 입장이고 보니 현실을 마냥 외면할 수만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현 대학입시제도인 '수능'을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독서능력 함양에 대해 고민해 보기로 합니다. 
                                                    


머리글에서 '독서'가 수능 대비의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언급했습니다만, 사실 이는 어폐가 있는 말입니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독서력이 '수능의 A~Z'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목 역시 '수능성적, 독서력이 좌우한다'라고 정한 것이구요. 왜 그런 걸까요?



독서력(讀書力), 수능의 'A~Z'  

첫째, 수능의 성격 때문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주입식 교육의 폐단을 양산한다고 비난받았던 대입학력고사가 대학수학능력고사(수능)로 대체된 게 1994년의 일입니다. 수능은 이전 학력고사와는 달리, '창의력, 사고력, 응용력' 등을 주로 평가하는 시험방식입니다. 따라서 교과통합형의 신유형 문제들이 주로 출제됩니다. 물론 1998년 이후 수능 난이도 조절정책에 의해서 현재는 변별력이 많이 떨어지게 되었지만, 최소한 시행 전반기 수능은 변별력이 뛰어난, 그래서 대학들이 선호하던 시험이었지요. (당시 서울대 컷트라인이 400점 만점에 300점 초반대에 형성될 정도였으니, 손 안대고 코풀기 좋아하는 대학들 입장에서는 '왔다'였을 겁니다.)

그런데, 이 새로운 방식의 평가시험을 대비하는게 예전 학력고사세대들 방식으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창의력, 사고력, 응용력'이란게 일이년 죽어라 공부한다고 길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어릴 적부터 꾸준한 독서를 통한 사고력 함양만이 정답이다란 것입니다.

참고로 학력고사세대인 학부모님들, 수능 맛보기라도 하시라고 작년 수능기출문제 올립니다.
둘째, 국어(독해)능력 없이는 어떤 공부도 잘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국어(독해)능력은 모든 공부의 베이스 중의 베이스입니다.(우리 아이가 남들 보다 더 많이 공부하는데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다면 가장 먼저 아이의 국어능력을 점검해 봐야합니다.) 또한 국어(독해)능력은 모든 공부의 밑바탕일 뿐더러 직접적으로 수능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참고로 수능 언어영역 비중은 40%에 이릅니다.)

이렇게 중요한 국어(독해)능력... 그럼 어떻게 하면 이 능력을 최대화 시킬 수 있을까요? 정답은 '꾸준한 독서를 베이스에 깐 자신만의 체계를 체득'하는 것 뿐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초.중 시절의 꾸준한 독서'를 권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더구나 향후 수능의 난이도가 수능시행 전반기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농후한 점에 비추어 볼 때(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 닿는 대로 별도의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장의 성적에 목매기 보다는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우리 아이들 독서교육을 바라봐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독서력, 어떻게 키울 것인가?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독서교육, 어떻게 시켜야 할까요? 누구나 그 중요성을 알고는 있지만, 막상 우리 아이들에게 대입시켜 보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거, 많은 분들이 경험하셨을겝니다.(아, 물론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 ㅡ,.ㅡ 따라서 이하부터는 제 개인적인 경험에 기초한 방법론일 뿐임을 감안하시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① 지상 최대(?)의 목표 → '흥미'를 유발하라!


그 어떤 방법론도 정작 아이가 책읽기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일 뿐입니다. 또 그 만큼 아이에게 독서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책 읽는 환경을 조성해 주고 부모가 늘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자연스레 독서습관이 형성될 것이라고 여기신다면, 너무 나이브한 생각이거나, 아직 자녀를 두지 않은 경우일 확률이 높겠죠.)

제가 사용한 방법은... 어떤 형태인든지간에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글이라면, 일단 읽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글이 잡지글이든, 게임에 관한 글이든 상관하지 않았지요. 다만 인터넷상의 글일 경우, 반드시 출력한 상태로 읽게 했고, 어법에 어긋나는 잡글(?)은 가능한한 걸러냈습니다.

다음으로 책구매는 단행본 위주로, 될수록 서점에 가서 아이가 직접 고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일정부분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기는 했구요. 전집류는 得보다는 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 책 선정에 대한 가이드라인

1 너무 무거운 주제의 책은 피합니다.
2 아이 수준을 너무 높게 보거나 너무 낮게 보지 말아야 합니다.
3 비문학서의 경우 반대편 주장이 담긴 책 한 권을 더 구입합니다. 
문학서의 경우에도 아이가 현대소설에 흥미를 보이고 집중적으로 읽는다면 고전소설 한 권 정도 끼어 넣는 센스... 필요합니다.

② 독서에 관한 다양한 팁을 알려준다.


비문학서인 경우, 책 읽는 중간 중간 반드시 목차를 확인하고 현재 읽고 있는 부분이 전체 글 중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반드시 체크하도록 했습니다. 앞 뒤 연관 글은 책 여백에 간단한 메모로 갈무리 하도록 했구요. 다만, 이런 작업들은 독서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함을 강조해 둡니다.  


물론 문학서인 경우 최대한 '자연스런 흐름'을 유지하도록 했구요. 언더라인 치는 방법 등은 기초적인 부분만 언급하는 정도로 넘어갔습니다.

독서 팁 중에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단어장 만들기'였습니다. 책 읽는 도중 모르는 단어나, 관용어구가 나오면 일단 형광펜 등으로 표시해 둡니다. 이후 그 날 독서를 모두 마치고 나면 기표시해 둔 단어 등을 사전으로 찾아서 작은 수첩등에 적습니다. 이 때, 한자어인 경우 뜻과 함께 반드시 한자도 병기해 두며, 예문을 두 개 적도록 합니다. 예문은 책에 나온 문장과 함께 반드시 아이 자신이 직접 그 단어를 넣어서 만들어 보게 합니다. 처음엔 다소 번거로와 하지만, 익숙해지니까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곧잘 하더군요.


③ 다양한 독후활동을 시켜본다.

독후감은 천편일률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적도록 합니다. 때로는 그림으로 표현하거나, 만화컷으로 나타내기, 편지글, 일기 형식으로 써보기 등등 그 때 그 때 아이 자신이 내키는 방법으로 작성토록 했습니다. 특히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 한 명의 시점으로(일인칭 시점) 줄거리를 새로 구성해 보는 활동은 아이도 재밌어 할 뿐더러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는 등 여러모로 흥미있는 활동입니다.

그리고 독후감 노트 외에 독서일지용으로 조그만 노트를 하나 더 장만해서 간단하게 독서기록을 남기게 했습니다. 노트는 되도록 얇은 것이 좋습니다.(독후일지 노트가 쌓여가면서 아이는 일종의 성취감 같은 걸 느끼는 것 같더군요)



글을 마치며  

자녀교육에 있어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녀의 현재 상태와 환경 등속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지요. 어느 누구의 경험도 내 자녀에게 바로 적용 가능한 일반론은 되지 못한다는 말씀입니다. 이러저러한 방법론들을 자녀에게 적용시켜 보기에 앞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내 자녀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일일 것입니다. 

또 한 가지, 현재 상태에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는 겁니다. 서두에서 썼듯이 현재 대입수능시험은 그 성격상 단기간에 쌓은 지식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늘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당장의 영어, 수학 점수를 가지고 자녀분들 닥달해 보았자 그리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말씀입니다. 그 보다는 오히려 자녀들과 함께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독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종합적인 이해력과 창의력, 그리고 사고력은 학원수업으로 커버할 수 없습니다. 장기간에 걸친 훈련만이 그 대비책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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